이야기 둘/선이 후기들-*

2010.02.15 6시 대구 잇츠유 후기

선이래요 2010. 2. 16. 12:00

당신과 같은 꿈을 꾸고 싶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보는게 좋아요 ~*

 

잇츠유는 보면 볼 수록, 숨은 대사가 많은 연극인거 같다.

 

어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잇츠유 공연을 보러가던 날이었다.

대구란 곳이 거리상으로는 가까운 편이지만,

막상 공연을 보려면 반나절 정도는 시간이 비어야 갈 수 있는 관계상

그리 쉽게는 공연장으로 향하지 못하였었다.

설 연휴 마지막날.

남들 다 놀때 근무를 열심히 마치고, 추적추적 해진 마음을 다독여줄 공연을 보러갔었다.

잇츠유는 연극이다.

연극... 110분.. 끄응.;;;

난 첫 공연의 낮선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약간은 걱정 되는 마음으로 각오!를 하고 공연장에 입장 하였다.

근데.. 누가 알았겠는가?

그 걱정되는 각오의 마음이.. 공연장을 나올때는 행복이 될지 말이다.

공연은 그 공연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 공연을 하는 한 배우님을 주시하고 가도 또다른 의미가 있다.

나는 이미 잇츠유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번째 본 잇츠유는 내게 또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봉차장이 마냥 바보같고, 마냥 답답해 보이지 않았다,

지은 리포터가 푼수같지 않고 오히려 귀여워 보였다,

성미 아나운서가 욱- 할만큼 밉지 않고 오히려 가여워 보였다,

그리고..

레슬리최, 최고봉씨의 무대씬이 유달리 기다려 지는 공연이었다.

 

왼쪽 앞줄 끝자리.. 내가 공연을 본 자리였다.

중간이 아닌 관계상 그리 좋은 자리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레슬리 최를 보기에는 상급의 자리이다 ㅋㅋ

지은 리포터와 할매 곱창집에서 하는 수 없이 앉아서 멍 - 때리고 있는 레슬리최,

앞에 있는 관객과 계속해서 눈이 마주치고...

난 그런 멍 - 때리는 레슬리최의 시선에 살짝 살짝 웃음이 났다.

아쉬운게 있다면.. 레슬리최의 피아노 연주를 뒷모습만 봐야 한다는 점이 단점인 자리이다.

잇츠유에서 의외로 레슬리최의 무대씬은 그리 많지가 않은거 같았다.

(마치, 스페셜레터에서 의외로 은희의 씬이 많이 않은거 처럼 말이다.. )

그래서 일까?

레슬리 최가 무대로 나오는 순간 새삼 웃음 짓게 되었다.

지은 리포터의 도움으로 새상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장을 하지 않은 레슬리최의 모습에 나는 더욱이 웃음 짓게 되었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들..

"지현우랑 진짜 똑같이 생겼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인정한다.

호진씨는 진짜 지현우랑 똑같이 생겼어 ㅋㅋ

그치만 난 지현우를 닮은 사람이라서 웃음지은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2월 6일 공연을 마치고 포토타임 시간..

난 무심히도 씩씩하게 출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우리 배우님 공연아니다- 뭐 이런거? ㅋㅋ-0-;;;)

그런 나에게 아주 '공손'하게 "안녕히 가세요~ " 라고 인사를 건낸 호진씨.

순간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네~ 수고하셨습니다~ " 라고 같이 꾸벅인사 하고,

고개를 든 순간.. 정말 행복하게도 웃음짓고 있는 호진씨를 볼 수 있었다.

'아.. 이사람 정말 고마워 하고 있구나.. '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무심히 지나가는 관객 하나하나에게 신경을 써주는 사람이 있구나..

난 하루 동안 그냥 생각하고 말았었다.

공연 본 뒤, 언제부턴가 후기 쓰는게 습관처럼 되버려서..

우연히 공연장에 후기를 남기게 되었었다.

이때까지도 난 늘 하는일(!)이었기에 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틀쯤 지났을때 였을까?

김호진이라는 사람이 레슬리최라고 소개를 하며 댓글을 달아주었다. 정성스럽게도..

더구나 그 내용이 "저도 당신을 좋아요~ " 라는 잇츠유의 대사를 다음에 오면 나더러 하라고 한다..

나더러 대사를 하라고? ㅋㅋㅋ

댓글을 읽으면서.. 그때 그 꾸벅 인사하던 사람이 레슬리 최였고,

그 배역을 맡은 사람이 김호진이라는 사람이구나.. 하는걸 다시금 기억 할 수 있었다.

그 뒤 미니홈피에 아무런 생각 없이,

배우들에게 가장 하기 좋은말.. '공연 잘봤어요~ ' 라고 살짝 남겼더니

내 미니홈피에 글을써서 또 한번 나를 놀래킨 호진씨..

 

그리고..

다시 찾은 공연이 15일 6시 공연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저런 일들이 있었던 지라,

내가 레슬리 최를 기다리는건 당연스러워 질 일일련지도 모르겠다.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 시간..

난 사진찍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사진찍으로 오는 관객들에게 "안녕하세요~ " 꾸벅 인사를 하고,

사진 다 찍고 가는 관객들에게 " 감사합니다~"를 또 꾸벅 인사를 하고

매번 그렇게 인사를 하는 호진씨와 잇츠유 배우님들이었다.

뭔가 굉장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껏 내가 알고 또 어쩌면 당연시하게 생각했던

'배우'님들의 반응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진을 찍어야 되긴 되는데..

순서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다리가 후덜덜 떨려 왔다.

왜 이러지?

나 우리 배우님 앞에서도 얼마나 용감히! 말 잘 하는데 ㅠ.ㅠ ;;

사진찍는다고 앉았는데,

호진씨가 관객의 어께에 손을 척 - 얻는 순간

난 가슴이 쿵 - 내려 앉는 기분까지 들었었다 ㅋㅋ

아 어쩌지.. 뭔가 말은 해야 될거 같은데,

아무도 말거는 사람은 없고 그저 사진만 찍어댈 뿐이었고,

말 안하고 가면 분명 뭔가 후회 될 거 같고...

사진을 다 찍고 ..

겨우 척 - 돌아서서 난 한마디 했다.

"호진 배우님, 싸이에 글쓸께요~ "

미차 ㅠ.ㅠ 겨우 한다는 소리가 이게 뭐냐고요...

더욱이 아직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분한테... 내가 정말 이 소심은 ㅠ.ㅠ ;;;

이런 이상한 말에도 불구하고..

호진씨는 내가 깜짝 놀랠 반응을 보였다.

내말을 듣고 있던 호진씨,

"아~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그렇게 또 꾸벅인사를 연신 하던 호진씨..

거기에..

또 어느세 내가 호진씨를 보러 왔다고 판단을 내리고 호진씨에게

"좋겠다~ " "어우~ 부럽다~ " 를 외처대던 잇츠유 배우님들 ..ㅋㅋㅋ ^^:;

진짜 음료수라도 하나 건냈으면

나 완전 역적(?)될 분위기 였다.. ㅋㅋㅋㅋㅋ

이분들..

아직은 팬이란것에.. 아직은 인기라는 것에 많이 생소한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배우님은 연애인 수준인가?-_-;; <-- 얼레? 뭐 .. 그래서? 헉;;)

내겐 너무 익숙한 것의 일부에..

이렇게 감사해 하는 호진씨를 보니 왠지 기분이 묘-해져 왔다.

 

잇츠유..

내게 연극이라는 또 다른 장르를 알게 해준 공연.

또.. 내게 김호진이라는 사람을 알게 해준 공연..

아직은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호진씨도 왠지 내게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 될것만 같다.

우리 배우님이나, 영필배우님, 주후배우님.. 그리고 호진씨.. 모두 내게는 특별한 분이니까 말이다...

 

호진씨, 저도 .. 당신을 보는게 좋아요 ^^ ..

 

잇츠유 보러 하모니아아트홀로 고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