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둘/선이 자유글들~*

프로게이머 팬으로 10년을 살다...

선이래요 2009. 2. 16. 16:13

나는 프로게이머 들의 팬이다.

그것도 올해로 딱- 10년이 된 프로게이머 들의 팬이다.

시간이 로켓을 타고 흐른것 처럼 빠른건지,

내가 끈질기게 끈기가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바야흐로 첫 시작은 1999년 어느달..

그때 나는 파릇파릇하다 못해, 어리디 어린 14살 중 1소녀였다.

무심코 티비를 보고 있는데,

우연히 포착한 사람이 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신기하다는 시선으로 저사람 뭐하는거야 라는 시선으로 보는게 사실 이었다.

PC앞에서 연신 마우스를 움직이고, 키보드를 두들기는 그.. 

 

지금으로는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1999년도 당시는 가정에서 PC를 가지고 있는 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더욱이 14세 소녀인 나에게 PC는 이제막 접해본 상대였고 말이다.

 

그런 PC로 게임이란것을 ..

그것도 게임을 대회로 한다고?

 

난 호기심반,멍함 반으로 경기를 지켜 보았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무척이나 열심히 하고, 좋은 결과를 따내는 한 게이머를 보았다.

 

그랬다.

그는 .. 지금은 게임을 모르는 이들도 이름정도는 알고 있는

'임요환 게이머'였다.

그때는 지금처럼 그를 응원하는 카페도 체계적이지 않았고,

E스포츠라는 단어도 없었으며,

모든게 낮선 그런 상황이었다.

 

그를 발견하고,

하나, 둘식 그의 경기를 지켜보고,

그의 카페라는것도 생기고,

나도 모르게 그의 팬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참,

이글에서 특정 게이머의 이름을 거론하는것은,

시대적 이해를 돕기 위한것이며,

특정 게이머 팬의 관점에 의해 글을 쓰는것이 아니라,

게이머들의 팬으로써 글을 쓰는점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지금도 나는 임요환 그의 팬이다.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그가 프로게이머로써 노력이란것을 잃지 않는한 계속 될 것이다.

 

나는 특정게이머가 유명해서,

잘생겨서, 게임을 잘해서 좋아한다기 보단,

열정적이고,노력하는 게이머를 좋아한다.

 

임요환 그의 팬으로 지낸 1999년, 2000년,2001,2002....

정말 꿈같은 해였다.

그렇게 열정적이고, 노력하는 그를 경기장이란곳에 가서도 보고,

우연찬게 당첨된 그와 함께 하는 특별한 게임 캠프라는 것도 가보고..

그래서 인지 그는 지금도 내 마음속 영원한 우상으로 남아있는것이다.

 

2003,2004,2005 .. 물론 나는 그의 팬이다 변함없이 ..

하지만,

알고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2003,2004,2005년도는 임요환 그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가 무섭게 성장한 시기이기도 하고,

아울러 E스포츠가 무섭게 성장한 시기이다.

 

어느날 문득 그를 보니,

TV 광고, TV 프로그램...

뭇 인기 최절정의 연애인이 부럽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 있었다.

나는 그런 최절정의 인기인의 수많은 팬의 한사람일뿐이고 말이다.

 

기뻣다.

나는 충분히 기뻣다.

그가 잘되는게 팬인나에게는 큰 기쁨이었기에 ..

그치만.. 알지 못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세 저~ 멀리 다가갈 수 없는 별이 되어버린 그...

그와 함께 했던 추억이 담긴 싸인, 사진들이 왜그리 묘하게 느껴지던지...

개인홈페이지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사진을,

사람들이 이제서야 "야~ 너 이사람이랑 어떻게 싸인 받았어?" " 너 어떻게 사진찍었어? " 라는

질문들이 돌아오는것이었다.

난 쓸쓸히 기뻣다.

 

참 아이러니 한것은..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팬이다.

따라서 나도 모르게 찾아간 그의 경기장에서 또다른 이를 만난것이다.

 

그와 한팀에 있는 선수였다.

그의 팬인 나는 당연히 한팀인 그 선수의 경기도 함께 응원하였다.

경기장을 찾은 나는...

수많은 인파에 쌓여 그래도 웃으며.. 바쁘게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난 이해할 수 있으니까 괜찮았다.

인파를 등지고 빠져나왔을때.. 눈에 들어오는 그 사람.

아, 그와 같은 팀인 그 선수였다.

"안녕하세요"

"네 . 안녕하세요."

어색한 인사였지만... 난 왠지 웃음이 났다.

마치, 몇해전의 그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아서 ...

그선수에게도 그와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팬이란게 있었고, 팬카페란것도 있었다.

난 그선수의 팬카페를 찾았고,

그 선수와 내가 인연이 있었던건지 ... 난 그 선수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좋았다.

내가 닿을 수 없는, 나의 우상 그...

비록 유명하진 않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내가 손을 뻗으면 언제나 닿을 수 있었던 그선수...

 

그선수와 행복한 시간을, 그 선수의 팬카페 님들과 함께 보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선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은퇴라는걸 선언했다.

그리고 이제껏 연락한번 없다.

 

나는 이해 할 수 있다.

선수라는거 ..언젠가는 은퇴를 할테니까 말이다.

 

나는 이해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렇게 연락한번 없는 그선수를 ..

그선수가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

그선수를 응원하던 나와, 그의 팬들은 대체 그에게 뭐란 말인가..

 

나도 게이머의 팬이란거 관둘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실 팬이 관두고 뭐고가 어디있겠냐만은... 그정도로 내겐 충격적이었다.

 

그치만,

나의 다가갈 순 없지만,

바라볼수 있는 그가 있는한...

나는 프로게이머의 팬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으니까...

 

나도 프로게이머의 팬이 계속하라는 운명이었는지,

때마침 또다른 한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선수는...

내가 그렇게 애지중지 정을 쏟았던 그 선수와 같은 팀이었다.

사실, 내가 지금처럼 그의 팬이 되었던건 ..

그 선수가 먼저 인연을 만든건지도 모른다.

 

내가 애지중지 정을 쏟았던 그 선수의 생일 파티날이 있었다.

물론 그날 행사의 중심은 정을 쏟았던 선수 였다.

그런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란걸 했었다.

시간이 점차 흐르고, 우리는 팬들끼리 남아서라도 있을 생각이었을거다.

그 정을 쏟았던 선수도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자리를 떠났었는데,

뜻밖에 같이 그선수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왔던,

그 또다른 선수가 자신의 팬들도 아닌,

다른 선수의 팬들을 위해 오랜시간 그렇게 함께 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원시원하고, 의외로 따뜻한 또다른 선수...

그가 바로 .. 지금 내가 4년이 되어가도록 함께 응원하고 있는 박성훈 선수 인것이다.

난 단지 아..박성훈선수도 참 괜찮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누가 알알겠는가?

박성훈선수와 나의 조금 특별한 인연을 말이다.

 

박성훈선수에게도 팬이 있고,

그도 카페가 있었다.

나는 가입이나 하자는 식으로 가입을 하였는데...

우연찬게 그의 카페를 이끌어가고,

그의 응원을 도울 운영자를 모집하는것이었다.

 

'에잇 밑져야 본전인데.. '

 

뜻밖에 나는 밑지지 않았단 거였다.

이거 왠일?

나는 그저 평범한 지방팬일 뿐이었는데..

사실 달라질것은 없었다.

친절한 영자씨도 결국 그 선수의 팬이니까 말이다.

 

내가 정성을 쏟던 선수가 관두고 난뒤..

난 충격을 받았지만..

다행이도, 내겐 응원할 또다른 대상이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굉장히 서먹서먹 할련지도 모르겠다.

어색한 운영자와 독특한 선수님의 조합이라고 할까?

 

나는 좋다.

독특한 박성훈 주장이 말이다.

그리고 ....

나의 영원한 우상...임요환선수 그가 말이다.

 

임요환선수는 항상 한걸음 뒤에서,

티티 주장님은 곁에서 꾹!! 응원하며 지낼 것이다.

 

남들이 보면,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일이라할련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 프로게이머들은

단순한 광팬,이름바 무슨 순이 .. 뭐 이런의미가 아니다.

왠지 특별한 인연인것만 같아 쉬이 놓아 버릴 수가 없는것이다.

 

10년지기 프로게이머의 팬....

그저 평범한 팬의 수없는 잡담.... 이었다...